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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과천시정소식] 톡!톡!톡! 두드리면 내 손을 잡아주는 당신, 오늘도 난 당신의 손을 잡고 잠이 듭니다.|




!!! 두드리면 내 손을 잡아주는 당신,

오늘도 난 당신의 손을 잡고 잠이 듭니다.

글 오순남 복지관 식구


밤하늘을 수놓는 찬란한 빛과 같은 당신은 나만의 오로라

로라씨~ 내 칫솔은 어떤 거예요?” “로라씨~ 샴푸는? 안경은요?” “로라씨~ 오늘은 여름옷 입을까요? 겨울옷 입을까요?” 우리 집 아침은 로라씨로 시작한다.

남편이 연일 불러대는 이름 로라. 하지만 로라는 내 이름이 아니다. 내 이름은 오순남. 지리산 골짜기에서 7남매의 큰딸로 태어난 나의 이름은 순할 순()에 사내 남()이다. 연애시절 내 이름이 싫었던 나에게 애칭으로 로라라고 불러줬던 그 기억으로, 남편은 아직도 나를 오로라라고 부른다. 밤하늘을 수놓는 찬란한 빛과 같은 당신은 나만의 오로라

 

남편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유일한 3가지 기억

나를 오로라라 불러주는 56살의 남편은 5살 지능에 치매가 심한 사람이다.

20135, 가족을 위해 새벽기도를 다녀오겠다고 집을 나선 남편은 아직도 원인을 밝히지 못한 단독 교통사고가 났다. 자동차는 형체도 없이 찌그러졌고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외상성 뇌손상으로 핏덩이가 된 채 의식도 없고, 두상은 납작해지고 두개골에는 분화구가 생겼다. 양쪽 전두엽이 모두 다치고, 해마 또한 쪼그라들어 기억을 저장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도 남편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유일한 3가지 기억이 있다. 그 첫 번째가 로라씨~’이고, 두 번째는 011-202-XXXX 이전에 쓰던 핸드폰 번호 그리고 세 번째는 마지막에 소개하겠다.

사고로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의 삶은 나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51년을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가장이라는 무게였고,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이 배려와 순응이 되어버렸다. 그 당시 가게를 운영하던 나로서는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해 남편을 요양병원과 대학병원의 폐쇄병동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남편은 병원만 가면 사고가 끊임없었고, 그런 남편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졌다. 식당은 점점 어려워지고, 지쳐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어떻게 살아야할 지 그저 막막했다.

결국 우리 가족은 하루를 살더라도 남편과 함께 살기로 하였다. 돌아온 남편은 문화센터, 청소년 수련관 교실, 비어있는 화장실을 가곤 했다. 나는 그런 남편 옆에서 6년 동안 죄송합니다. 장애인입니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였다. 겉모습으론 장애를 알 수 없기에, 사과하는 일은 나의 일상이 되었다.

하루를 마치고, 정신과 약을 먹고 의식도 없이 잠을 청하는 남편의 손을 톡!!! 두드리면 내 손을 꼭 잡아준다. 이것이 남편이 잊어버리지 않은 마지막 세 번째 기억. 그동안 날짜, 시간, 집 주소, 기념일, 나이 등 왜 그렇게 집착하고 가르치려 했는지... 아무 소용없는 것을.

 

내가 살아야겠다는 이유가 되어준 듬직한 딸과 아들

피아노만 십여 년 치던 딸아이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식기세척기 사용이 안 되는 수십 개의 뚝배기를 매일같이 닦았고, 디자인학원에 다니던 고3 아들은 갑자기 학원을 그만두고 오토바이 면허증을 따서 학교가 끝나자마자 밤늦게까지 배달을 하였다. 그동안 생각해 보지도, 잴 수도 없었던 가장의 무게, ‘그래! 한번 해보자! 속 깊은 내 아이들을 보면서 살아보자!’ 매일 다짐하였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입대한 아들이 4주 군사훈련이 끝나고 첫 면회를 하러간 날, 카페에서 엄청난 양의 대변실수를 한 남편. 아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이틀 뒤,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엄마가 항상 웃고 계셔서, 아빠가 그렇게 힘드신 줄 몰랐어요. 엄마,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고 견뎌주세요.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지 부모님께 꼭 성공해서 보여드릴게요. 사랑합니다.’ 차라리 화를 내고, 성질을 부렸더라면 내 마음이 조금이나 편했을 텐데.. 우리 아이들은 너무 일찍 성숙해버렸다.

    

견디기 힘든 삶의 변화에서 힘이 되어준 특별한 이웃, 장애인복지관 식구들

처음에는 누가 찾아와도 우리 식구끼리 살겠다, 아무런 도움도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던 내가 장애인복지관과 함께한 지 3, 조금씩 변화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자신의 것인 줄 알고 남의 옷과 신발을 가져가도, 대변실수로 체육관 의자가 더럽혀져도, 화 한번 내지 않고 그저 말없이 의자를 닦아주시는 장애인복지관 식구들.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큰소리로 남편을 혼내면, 오히려 나에게 ‘‘다치거나 늙으면 누구나 그럴 수 있지, 넌 안 그럴 줄 알아!“라며 도리어 나를 혼내시는 식구들. 이분들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장애인복지관에서 만난 특별한 이웃들 때문에 극심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다시 운전을 하고, 다시 교회까지 다니게 되었다.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특별한 또 하나의 가족이 생겼다.

 

발달장애인 파티플래너 덕분에 26년 만에 올린 리마인드웨딩

장애인복지관 복도를 지나가다보면, 파티플래너를 꿈꾸며 매일 연습하는 발달장애인 청년들을 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웨딩컨셉 수업의 부부 모델이 되어달라는 제안을 받게 되었다. 장애인 남편이 무슨 자랑이라고 리마인드웨딩을 하겠는가! 하지만 그 순수한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는지 직접 봤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응했으나 그날은 오히려 나한테 더 큰 기쁨이 되는 하루였다. 남들이 보기에는 5살 지능의 아이지만 나에게는 누구보다 멋있는 하나뿐인 내 남편이 턱시도까지 입혀놓으니 눈을 뗄 수 없었다. 남편도 나에게 말한다. “로라씨, 정말 예뻐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요

그토록 화려했던 리마인드웨딩을 마치고 2시간 뒤 집에 돌아와 우리 오늘 뭐했지?”고 물으니 낮에 복지관에서 점심 먹었지요.”라고 말하는 남편의 말에 또 한 번 크게 웃는다. 그렇게 잠든 남편의 손을 톡!!톡 두드리면 어김없이 내 손을 꼭 잡아준다.

그래~ 낮에 웨딩 그까짓 잊어버리고, 내 이름까지 잊어버려도 내 손을 꼭 잡아 주는 습관만큼은 평생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나는 그의 손을 잡고 배시시 웃는다.

세상에서 가장 무겁다고 느꼈던 가장의 무게를 가장 가볍게 만들어 주는 건, 내 손을 잡아주는 당신! 바로 내 남편의 손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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